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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핫이슈&일상다반사

"창동을 1950~60년대 리버풀처럼"

창동을 1950~60년대 리버풀처럼

 

 

공연장 서울아레나의 마중물

인근 300만명 주민의 문화 오아시스 기대

 

 

영국 북부의 항구도시인 리버풀하면 떠오르는 것은? 축구팬들은 '영원한 캡틴' 스티븐 제라드의 EPL 클럽팀 '리버풀FC'가 생각나겠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이라면 비틀즈일 것이다. 비틀즈의 존 레넌,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리처드 스타키 등 4명이 태어난 곳이 리버풀이고, 그들의 음악이 자라고 꽃핀 곳 역시 리버풀이다.

 

1950~60뎓내에 리버풀을 중심으로 젊은이들이 만들어낸 로큰롤 음악은 '리버풀 사운드'라는 이름으로 음악사에 화려하게 기록되었다. 지금도 해마다 '리버풀 사운드 시티' 페스티벌이 열려 전 세계 밴드와 음악팬들을 흥분시킨다.

 

"창동이 '창동 사운드'라는 이름을 얻으면 안 될까요? 리버풀처럼요."

 

29일 문을 여는 플랫폼창동61의 총괄예술감독을 맡은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꿈은 야무졌다.

 

빨갛고 노랗고 파란 컨테이너 박스 61개로 지은 플랫폼창동61은 서울 지하철 1, 4호선 환승역인 창동역 앞에 있다. 문화예술공간이라 그런지 한눈에도 예술 '필'이 난다. 플랫폼창동61은 서울시가 북부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도시재생 사업으로 추진 중인 '서울아레나'의 마중물이다. 흔히 '창동 아레나'로 알려진 서울 아레나는 2021년 건립 예정인 대중음악 전용 공연장이다. 2만석의 큰 규모를 자랑하는 창동 아레나는 한류 스타들도 공연하여 유명한 일본 사이타마의 슈퍼아레나와 닮은꼴 공간이다.

 

플렛폼창동61은 창동 아레나와 창동 지역을 대중음악의 용광로로 만드는 전초기지노릇을 하게 된다. 그런데 왜 하필 대중음악일까?

 

"낙후한 공간의 재생에는 문화 자원이 꼭 필요합니다. 사람을 끌어모으고 알리는 데에 음악과 미술만큼 효과적인 수단은 없으니까요. 이태원이나 홍대를 생각해 보면 쉽지요. 다만, 홍대는 돈의 논리에 밀려서 젊은 비주류 음악의 상징성이 많이 약해진 것 같아 아쉽습니다."

 

 이교수는 창동 아레나와 플랫폼창동61이 각각 개성을 이루고, 자연스럽게 시너지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하였다.

 

 

 

창동 아레나는 K팝 음악과 외국 뮤지션의 주류 음악이 중심이 되고, 플랫폼창동61은 스튜디오에는 록밴드 시나위의 기타리스트 신대철을 비롯하여 이한철, 잠비나이, 숨, 아시안 체어샷 등이 입주하여 음악 작업을 하게 된다.

 

300명 이상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높이 8.1m의 라이브 공연장과 녹음실과 합주실도 마련되어 있다.

 

"음악은 도시와 긴밀하게 결합하여 발전해 왔어요. 리버풀만이 아니고, 앨리스 인 체인스, 너바나, 펄잼 등 얼터너티브 록을 낳은 미국 시애틀, 닐 앤 이라이자, 판타스틱 플라스틱 머신 같은 일본식 클럽음악의 산실 도쿄 시부야,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으로 압축되는 아틴음악의 무대 쿠바 아바나가 모두 '사운드'라는 이름을 얻었죠."

 

여기에 푸드트럭 창업을 주로 지원하는 레스토랑과 패션 스튜디오, 사진 전시공간이 더해졌다. 한마디로 복합문화공간의 면모를 갖춘 셈이다. 신대철 뮤직디렉터 외에도 포토 조세현, 푸드 최현석, 패션 한혜진 등 쟁쟁한 얼굴들이 각 영역의 디렉터로 참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감독은 대학에서 영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대중음악과 뗄수 없는 오랜 인연을 지녔다. 진보성향 시민단체인 문화연대에서 활동하며 2000년대 초반 공중파 가요 순위 프로그램 폐지와 연예기획사 불공정 행위 개선 운동에 앞장섰다. 한국대중음악상과 젳천국제음악영화제의 산파 노릇도 하였다. 서울 아레나 건립에 관여한 것이 계기가 되어 플랫폼창동61의 감독 자리까지 맡았다.

 

이감독은 플랫폼창동61과 창동 사운드의 성공을 위하여 2가지 과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나는 뮤지션.

 

"음악인들이 플랫폼창동61을 많이 활용해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서울에서 외진 곳이라 처음에는 적잖이 꺼렸어요. 하지만 안정적인 창작 공간과 공연 시설, 그리고 여유로움 때문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역시나 관객.

 

"음악팬들이 몰려들어야 해요. 성북, 강북, 노원, 도봉 등 동북4구화 의정부, 동두천, 남양주 등 경기도 인접도시 인구만 하여도 30만명이 넘어요. 우선 이들에게 창동이 대중음악의 오아시스로 자리잡아야 합니다."

 

창동사운드의 미래를 가늠할 첫 시험일은 플랫폼창동61의 개장에 맞추어 5월 1일까지 3일동안 열리는 라이브데이즈 콘서트가 그 시험대이다. 시나위, 장기하와 얼굴들이 첫날 공연장을 달구고 30일에는 이하이와 로열파이럿츠, 솔루션스가, 마지막 날에는 엠시메타, 도끼 앤 더 콰이엇이 각각 음악팬들을 만난다. 이 기간동안 푸드, 스타일, 포토 교실도 동시에 열린다.

 

뒤이어 4~8일에는 '플랫폼61 인 마이 라이프'라는 이름으로 뮤직, 패션, 푸드가 융합된 신개념의 콘서트가 열린다. 이 콘서트에는 모델 이현이, 음악인 옥상달빛과 시와, 이한철, 셰프 오세득이 나선다.

 

"창동역 일대에 앞으로 크고 작은 레이블과 악기점, 음악 클럽이 들어서서 서울 아레나와 함꼐 생태계를 갖춘 대중음악의 중심지로 발전하였으면좋겠습니다."

 

[출처 - 한겨레신문 정재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