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자본확충펀드 쓸 수 있나

2009년에 조성된 자본확충펀드 다시 쓸 수 있을까?

 

 

 

"걸림돌 없어...6조7천억 활용 가능"

'처지가 바뀐' KDB산업은행 대신할 새로운 통로 필요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 자본확충의 수단으로 지난 2009년에 조성된 자본확충펀드를 재활용하는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2009년 당시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즉 'SPC'가 존재하는데다 한국은행이 이 펀드에 투입할 목적으로 조성했던 10조원 중에 6조7천억원이 여전히 남아있어서 이 시스템을 적용하면 즉각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자본확충펀드의 지원대상에 시중은행뿐 아니라 KDB산업은행이 포함되어 있는것으로 확인되어 새로운 SPC를 설립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은행 및 금융당국에 따르면 2009년 한국은행의 대출 3조3천억원을 중심으로 조성된 자본확충펀드의 SPC는 수협의 대출채권 1천억원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당초에 자본확충펀드는 한국은행의 대츨 10조원, 산업은행의 대출 2조원, 기관 및 일반투자가의 유동화증권 매입 8조원 등 총 20조원 규모로 계획되었다. 2조원을 들여 은행의 우선주를 사들이고 신종자본증권에 8조원, 후순위채 매입에 10조원을 투입하여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어려움을 겪고있던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겠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시중은행의 수요가 많지않아서 한국은행 대출 3조3천억원을 활용한 산업은행의 대출과 이를 바탕으로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가 출자한 7천억원 등 4조원가량의 1자 조성분만 소진된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한도가 남아있는 이 자금을 활용하여 KDB산업은행의 코코본드 등을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여전히 한도가 남아있고 SPC가 살아있는 만큼 동일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사용할 수 있다면 구조를 어떻게 짜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원대상인 일반은행 범주군에 KDB산업은행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굳이 새로운 SPC를 만들지않아도 되는 이유 중 하나다. 산업은행의 경우 당시 지원대상에 포함은 되었는데 2009년 당시 신청을 하지 않았고 수출입은행은 지원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었다.

 

 

 

문제는 기존 펀드를 재활용할 경우 KDB산업은행이 차주(借主) 겸 대주(貸主)가 된다는 점이다. 즉 기존의 방식대로라면 돈을 빌려주는 이와 빌려쓰는 이가 같아지는 이상한 모양새가 되는 셈이다. 이때문에 한국은행에서는 자본확충펀드의 기본구조는 그대로 차용하되 기존 SPC를 청산하고 KDB산업은행을 대신할 새로운 '통로'를 찾는 방법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새로운 자금수혈 통로는 펀드로부터 돈을 빌려써야 하는 KDB산업은행이나 한국수출입은행이 아닌 캠코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협의체에서 자본확충펀드를 활용하기로 결론이 나면 세부적인 실행방안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출처 - 서울경제 김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