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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식 두 달만에 폐원? 고양시 어린이집 논란

입학식 2달만에 폐원? 고양시 어린이집 논란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있다'는 이유로

 

"문자받고 처음에는 정신이 없었어요. 72명이나 되는 아이들이 인근 어린이집으로 쫓겨나게 생겼으니, 우선 내 아이라도 집에서 가깝고 평판좋은 어린이집에 빨이 등록해야겠다는 생각에 문자받은 다음날 옮겨간 아이들도 많아요."

"경영이 어려우면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폐업을 했어야지 아이들을 다 뽑아놓고 이제와서 정원 못채웠다고 폐업한다다는게 말이 됩니까? 수년동안 친구들과 쌓아온 아이들의 우정이 있는데 헤어지게 생겼으니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어린이집 입학식이 있은지 불과 2달만에 '어린이집이 폐원하니 한달 내에 다른곳을 알아보라'는 문자를 받은 학부모의 심정은 어떨까?

 

그런데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운영상의 어려움을 문을 닫는다는 어린이집이지만 알고보니 폐원의 진짜 이유는 '어린이집을 그만두고 유치원을 하기 위해서'라는 의심을 받고있다. 이에 학부모들은 "급하게 나가라는 것도 억울한데 거기에다 학부모들을 기만하기까지 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주민센터 인근 주택가의 A어린이집은 72명의 재원생 학부모에게 지난달 28일 스마트폰 알림장을 통하여 폐원하겠다는 소식을 전했다. 표면상으로는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있다는 이유에서다.

 

폐원 매뉴얼 부재가 더 큰 문제

 

학부모들은 어린이집이 '한달 뒤인 5월31일까지만 운영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여 부랴부랴 다른곳을 알아봐야 했다. 한달이라는 시간을 정해두고 급하게 다른곳을 알아보라는 것도 분통터질 일이지만, 폐업의 이유가 경영이 어려워서가 아닌 다른데에 목적이 있다는 의혹이 생기고난 후부터는 학부모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폐원을 통보하기 2달전인 지난 3월, 어린이집 대표는 현재의 어린이집 건물을 그대로 이용하여 사립유치원으로 바꿔서 운영하겠다며 교육청에 서류접수를 한 것이 확인됐다. 일부 학부모들은 어린이집의 이같은 행태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다음 학년이 시작되기 직전인 내년 2월까지 어린이집에 계속 보내겠다는 입장이다.

 

어린이집의 관리 및 감독을 담당하는 고양시는 당장 어쩔 도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폐원하는 것은 사업자인 어린이집 대표의 자유이며, 다만 모든 원생이 다른 어린이집으로 이전조치된 다음에 폐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폐원신청을 할수 없다는 것이 관련 공무원의 답변이다.

 

현재 72명의 재원생 중 10여명의 학부모는 내년 2월까지 어린이집에 게속 아이들을 보내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고양시청의 관련 공무원들도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어린이집이 적어도 내년 2월까지는 정상적으로 운영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고양시는 고양교육지원청에 관련 민원이 있으니 '유치원 공모신청 처리 시 신중을 기해달라'는 공문을 보낸 상태다.

 

(출처 - 오마이뉴스 이성오 기자)